[기자회견문] ‘미아리’ 성매매집결지, 여성인권의 관점에서 폐쇄 추진하고 성매매여성에 대한 자활 지원 대책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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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35회 작성일 2025-04-17 17:37:51본문
[기자회견문]
‘미아리’ 성매매집결지, 여성인권의 관점에서 폐쇄 추진하고
성매매여성에 대한 자활 지원 대책 마련하라!
‘미아리’ 성매매집결지는 2002년 재개발이 결정된 후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다가 이제 재개발 속도를 내고 있다. ‘미아리’ 성매매집결지는 2000년대 전후하여 360여 개 업소와 3,000여 명의 성매매여성이 머무르던,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성매매집결지로 악명을 떨쳤다. 현재는 약 50개 업소, 200여 명의 여성들만이 남아 있다. 이 집결지가 포함된 신월곡 1구역은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작년부터 철거가 시작되었고, 올해 2월 1차 구역 철거가 완료되었다. 성매매업소 밀집 지역은 3차 구역에 포함되어 있으며, 오는 7월부터 철거가 예정되어 있다.
속칭 ‘미아리 텍사스’로 불렸던 이곳은 1960년대부터 형성되어 반세기 이상 폭력과 착취의 공간으로 존재해왔다. 국가가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된 후 20년이 지나도록 사실상 집결지를 방조하는 동안, 여성들은 무허가 건물, 불법 영업, 감염병으로부터 보호받지도 못하는 완전한 무법지대 속에 놓여 있었다. 이제 재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이곳은 폐쇄 수순에 들어섰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성매매 여성들에겐 여전히 아무런 보호 조치도, 대안도 마련되지 않은 반면, 오랜 시간 이들을 착취하며 불법 수익을 올려온 건물주와 업주들은 또다시 개발 이익을 챙기고 있다. 피해자들은 버려지고, 착취자는 보상받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 집결지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여성들 다수는 공식적인 거주·업무 기록조차 없어 어떤 법적 보호나 보상도 받지 못한 채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이들은 오랜 기간 집결지 안에서만 살아왔고, 사회적 관계망 없이 외부와 단절된 채 존재해왔다. 이들에게 ‘이제 알아서 살아보라’고 하는 것은 생존을 포기하라는 말과 다름없다. 따라서 여성들이 삶을 전환하고, 집결지 밖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자립·생계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집결지 폐쇄가 이들에게 또 다른 절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미아리’ 성매매집결지에서 나와 자활 과정을 함께하고 있는 한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성매매에서 벗어나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힘든 일이다. 우리는 성매매업소에 있으면서 끊임없이 세뇌당한다. 너는 가치가 없고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그래서 탈성매매는 죽을만큼 힘을 내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탈성매매 이후 삶은 더 어렵다. 탈성매매 이후는 세 종류로 나뉜다. 죽을만큼 힘 내어 살아보던가, 죽던가, 다시 업소로 돌아가던가.”
이 사회는 이미 이 여성들을 성매매라는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우리는 더 이상 그 벼랑 아래로 이들을 밀어서는 안 된다. 성매매집결지의 폐쇄는 이 여성들에게 절망이 아닌 희망, 배제가 아닌 기회가 되어야 한다. 그 희망과 기회를 만드는 것은 국가와 우리 사회의 책무이자 최소한의 책임이다. 그동안 외면해온 책임을, 이제라도 다해야 한다.
이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여성가족부는 성매매집결지 폐쇄 문제를 여성 인권 관점에서 인식하고, 성매매여성을 위한 실질적 지원 예산을 편성하라!
하나, 성매매집결지 성매매여성의 탈성매매와 자활을 위한 지속 가능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서울시와 성북구는 성매매 집결지 폐쇄 과정에서 성매매여성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책임 있게 개입하고, 지역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수립하라!
2025. 04. 22.
‘미아리’ 성매매집결지 여성 지원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