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2022년 3.8 세계여성의 날 제주 여성대회 3.8 제주여성 선언문 > 성명서/논평


성명서/논평

(기자회견문)2022년 3.8 세계여성의 날 제주 여성대회 3.8 제주여성 선언문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261회 작성일 2022-06-27 14:25:05

본문

<38 세계여성의 날 114주년 기념 제주지역 여성대회>

38 제주여성 선언문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강인한 한 표!

강인한 제주 여성으로 소비되길 거부한다!

우리의 평등한 권리, 정치적 대표성을 되찾자!

 

제주 3.8여성대회를 맞아 먼저 제주사회는 성평등하며 제주여성의 지위가 높은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오늘의 기자회견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많은 이들이 제주가 여성의 섬이라고, 그리고 제주 여성을 강인하고 근면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제주여성들은 아주 오랫동안 생계 노동을 하며 실질적으로 가족들을 부양해온 한편, 가사노동을 온전히 혼자 감내해 왔습니다. 이렇게 제주 여성들은 고된 노동을 통해 가족과 지역 공동체를 부양하고 유지해 온 일하는 어머니, 강인한 여성으로 상징됩니다. 그러나 제주 여성들의 경제적 권한과 정치 대표성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제주가 여성의 섬이라는 말은 제주 여성의 일상적 삶의 현실과 여성의 지위를 온전하게 담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어머니들, 언니들, 나의 삶에서도 익히 확인할 수 있으며 또한 구체적인 수치가 분명하게 보여주는 현실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제주 지역의 배우자가 있는 158천 가구 가운데 맞벌이 가구는 60.4%96천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비중이 높았습니다. 제주의 맞벌이 가구 비중은 수년째 1위를 달리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제주여성은 생계노동에 참여하면서도 가사노동 역시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데, 자료에 따르면 제주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은 남성의 세 배 가까이 많음에도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는 부부는 5쌍 중 1쌍 꼴에 그친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여성 농업인의 현실도 다르지 않습니다. 제주의 여성농업인들은 농사일의 반 이상인 55.2%를 담당하면서 가사노동은 77.1%로 거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경제 활동과 가사 활동을 도맡아 하고 있는 제주 여성이 그에 마땅한 인정을 받고 평등한 권리를 누리고 있습니까?

많은 이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각종 지표들은 제주 여성의 노동과 삶의 가치가 무시되고 지워지고 있음을 너무도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지역구 여성 국회의원이 단 한 명도 배출된 적 없으며, 여성 도지사 당선자 역시 현재까지 전무합니다. 2020년 기준 제주 도의원 총 43명 가운데 여성 의원은 8, 16.8%로 전국 19.4%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지역 정치가 누구를 대변하고 있는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성들이 일상적 삶을 살아가는 마을 안에서는 어떻습니까. 제주도 172개 마을에서 여성이 이장인 마을은 단 다섯 곳뿐입니다. 마을 여성들은 마을의 각종 대소사에서 반드시 필요한 노동을 책임지고 있지만, 마을의 방향을 결정하는 의사결정 구조에서 철저하게 배제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은 강인한 제주 여성이라는 프레임으로 여성들의 노동이 온전하게 대우받지 못하는 현실, 인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배제되는 현실에 대해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합니다.

190838, 15,000여명의 미국 여성노동자들은 빵과 장미를 들고, 여성 노동자의 생존권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의 행동은 여성 인권신장의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강인한 제주 여성이라는 언어를 우리의 평등한 권리, 정치적 대표성을 되찾을 언어로 전복시키려고 합니다.

젠더 갈등이 어느 때보다 심각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던 이의 모습은 어디에 있습니까? 2018년부터 지속되어 온 미투 운동을 통해 여성들이 정치권의 가부장적 현실에 문제제기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계에서는 여전히 여성을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서 모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저열한 언어로 젠더 갈등을 격화시키고, 성차별이 구조적 문제라는 사실에 응답하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성 유권자의 존재와 목소리는 지워지고 있습니다.

우리 제주 여성은 더 이상 강인한 여성이라는 허울뿐인 담론에 갇혀 소비되기를 거부합니다. 강인한 여성이라는 담론으로 우리의 노동을 당연시하고 제대로 가치 매기지 않는 사회를 거부하고, 더욱 강한 연대로 우리의 목소리를 내려 합니다.

인구의 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여성 정치인이 극히 드문 현실은 여성을 정치적 권력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제주를 상징합니다.

3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들은 우리의 권리를 되찾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강인한 한 표를 행사할 것입니다.

제주 여성들은 4.3이라는 비극적 현실과 척박한 제주 자연 환경을 온 몸으로 살아내며, 삶의 공간을 재건하고, 주체적으로 환경을 변화시켰습니다. 우리 삶의 모순을 좌시하지 않고 주도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바로 우리가 계승해야할 제주 여성의 정신입니다.

오늘 우리는 힘차게 행진할 것입니다.

정치적 잇속을 채우기 위해 반-여성적 메시지를 내세우며 젠더 갈등을 이용하는 정치 세력을 강하게 규탄할 것입니다.

그리고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강인한 한 표를 던져, 우리에게 주어진 모순적 현실을 주체적으로 변화시킬 것입니다.

 

202236

‘38 세계여성의 날 114주년 제주여성대회

강정평화네트워크, 노동당 제주도당, 진보당 제주도당, 서귀포여성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특별자치도연합, 정의당 제주도당, 제주권역퀴어커뮤니티퀴여움QUTE, 제주녹색당,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상담소·시설협의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여성회, 제주평화나비

 

 


주소 : (63275)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고마로 84, 효은빌딩 4층

전화 : 064-723-5004 | 팩스 : 064-752-8297 | 이메일 : jejupeacemaker@hanmail.net

Copyright © 2019 제주여성인권연대.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