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냄> 왜 노르딕 모델인가? 연속 웹강연을 듣고 > 활동일지

여러분 혹시 노르딕 모델이라는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노르딕 모델은 성매매 관련자들 중에서 성매매 알선자와 구매자에게만 법적 처벌을 가하는 법입니다. 이 법은 1999년 스웨덴에서 처음으로 제정되어 인근 북유럽 국가들(노르웨이, 아이슬란드)이 잇따라 해당 모델을 채택하며 노르딕 모델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2010년 스웨덴 정부가 발간한 <성적 서비스 구매 금지에 대한 평가 1999~2008> 보고서에 따르면 노르딕 모델을 도입한 1999~2008년까지 약 10년간 성매매 여성은 최대 75% 줄고, 노르딕 모델 시행 전 13.6%였던 성구매 경험 응답 비율은 7.8%로 감소했다고 합니다.

확연한 성산업 축소의 효과 등으로 한국과 같이 노르딕 모델을 채택하지 않은 국가에서는 이 제도에 대해 궁금증이 아주 많은데요.

이에 지난 7월 제주여성인권연대와 함께 전국적으로 연대하며 다양한 반성매매 활동을 함께 하고 있는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에서 ‘왜 노르딕 모델인가’를 주제로 각국의 당사자 활동가들을 초청하여 연속강연을 개최했습니다. 연속강연은 7월 9일부터 7월 23일까지 매주 금요일 저녁 2시간가량 진행되었으며 영국, 독일, 스웨덴 세 나라의 당사자 활동가들이 자신의 경험 및 각국의 법제도에 대해서 열심히 강연해주셨습니다.

해냄의 활동가들 및 제주여성인권연대의 활동가들은 자신의 집 또는 사무실에서 온라인으로 소중한 강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웹 강연의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온라인 회의 ZOOM으로 진행된 강연에는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100명이 넘는 활동가가 참여했다고 합니다.

이번 웹 강연을 통해 세계의 당사자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현재의 각국이 처한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받을 수 있었는데요. 이번  강연이 더 의미 있었던 이유는 바로 노르딕 모델을 가장 처음으로 채택한 스웨덴은 물론 성매매에 대하여 합법적 규제를 따르고 있는 독일, 성매매를  비범죄화 하고 있는 영국등 한국의 상황과 다른 나라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성매매합법화에 대해서 너무 쉽게 이야기들 하곤 하지요. 하지만 성매매 합법화를 한 나라들의 실상은 무척이나 열약했습니다. 성매매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폭력과 비인간적이며 비합리적인 일들이 합법화라는 가면 안에 숨어서 교묘하게 보호되고 있어 많은 활동가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성매매 피해자들을 최소한으로 보호해줄 작은 울타리도 없는 상황은 정말 열약했습니다. 성매매 피해자가, 피해자가 아니라 노동자라는 인식의 전환은 실제 피해조차 감수해야만 하는 일들로 둔갑시켜 버렸습니다.

인간은 삭제되고 오로지 돈을 매개로 한 갑을관계만이 남았지요.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해서도 안되는 비인간적인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왜 우리가 성매매 합법화를 반대하고 노르딕 모델로 나아가야 하는지 더 절실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각 나라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반성매매 활동이 쉽지 않다는 것, 즉 활동가와 피해자들이 내는 목소리는 종종 묻혀 버리고 왜곡되어버린다는 점은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국가의 당사자 활동가들이 자신의 내면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당당히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며 강연을 들었던 참여했던 활동가들의 마음이 뜨거워지기도 했고, 국가를 넘어 서로 응원하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마음을 다지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모든 강연에서의 내용과 이야기들이 너무 의미 있었기 때문에 매 순간이 너무 아쉬웠는데요. 지난 7월 23일 21시를 끝으로 일련의 과정이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지금 한국의 성매매 상황과 현실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는 3주였습니다. 반성매매 활동가로서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될지를 수 많은 동료들과 함께 점검해보고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해냄의 연속강연 평가를 끝으로 활동일지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제주의 반성매매 활동을 책임지고 있는 제주여성인권연대에 끝없는 응원과 지지 부탁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