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좌정묵 시인의 '새해에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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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조회 639회 작성일 20-12-24 08:32본문
새해에 우리는
좌정묵
새해에 인절미 향기 속에 맞절을 할지니
쌓이는 일들이 눈처럼 더욱 고운 것이길
어제까지 오직 나만을 위해 거칠었어도
눈이 내리는 하늘을 시리도록 바라보자
따뜻이 손잡아주는 이 있어 함께 하는 날
군불 지피고 아랫목에 기대어 눈감으면
열리는 세상 속에 꿈이 먼저 미소 지으리
눈부시게 하얀 것들은 축복으로 내리고
목동 골목길이나 어두운 어느 곳에서라도
남아 있는 날들이 길이 되는 법은 보이리니
비틀거렸던 걸음이 무게를 끌고 왔어도
눈 내리는 길에서 마음은 우주로 통하는,
사랑하는 일이다, 오직 사랑하는 일이다
새해에는 길위로 쌓이는 마음만이 되자
삶의 한마디가 계절마다 낮아지는 나이로
눈 내리는 서울, 우리는 따뜻한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