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냄] 현장을 보고 듣고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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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조회 417회 작성일 22-05-02 09:19본문
안녕하세요 해냄입니다. ‘해냄’은 4/5(화)에 ‘현장을 보고, 듣고, 걷다.’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산지천 일대를 걸으며 잊혀진 여성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았습니다.
여러분은 산지천이라고 하면 어떤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해냄’은 흔히 알고 있는 쇼핑거리나 번화가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인 산지천을 이해하기 위해, 걷기 전 사전교육을 진행했습니다.
활동가들은 사전교육을 들으며 틈틈이 퀴즈도 풀고 질문하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과거의 산지천은 제주의 행정, 사회, 경제 문화의 중심이었던 거 아셨나요? 제주시청, 법원, 제주경찰서, 우체국, 측후소, 관광안내소 등등이 있었습니다.
산지천은 집결지폐쇄라는 이름이 아닌 원도심 활성화와 생태복원을 이유로 오랜 기간 성매매가 이루어졌던 여관‧여인숙을 철거하고 2017년 경 탐라문화광장을 조성하여 현재의 모습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2005년 ‘해냄’은 산지천집결지 실태와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여성들과 만났습니다.
그 결과 여성들을 현장구조하고, 조금이라도 탈성매매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직업전환생계비’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간 활동과 실태 파악을 통해 성매매업소를 고발하고 업주를 처벌하는 등의 성과도 가져왔습니다.
이러한 ‘해냄’의 활동으로 결국 업주나 나까이들에게 ‘해냄’이 어떤 곳인지 소문이 나면서 업소 진입도 여성과 만남도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홍보 거치대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상담소의 활동을 알리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여관여인숙이 철거되기 전 2014년에 ‘해냄’은 집결지 내에 현장상담소 ‘트멍’을 한달 반 정도 열러 여성들을 만나고 실태를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산지천집결지 내 여관여인숙 철거는 집결지폐쇄가 목적이 아니었기에 업주들은 건물 보상금을 받거나 영업 손실보상금을 받아 산지천 주변과 건너편으로 이동하여 여전히 성매매를 알선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다만 여관여인숙이 밀집되어 있었던 그곳, 일상적으로 성착취가 이루어졌던 그곳에 지금은 ‘등피, 밤부리 공장터’ 표지석만 남아 있습니다.
그곳에서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이어가야만 했던 여성들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참여했던 활동가들은 후속 교육이 필요하다, 제주지역의 현장을 볼 수 있어 유익하였다, 우리라도 관심을 가지고 기억해야 한다 등의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산지천집결지 현장의 모습을 직접 보며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쇼핑하러 가는 장소, 식사하러 가던 장소로만 생각했던 곳이었는데 이번에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산지천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기억하지 않아도 나만이라도 그들을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해냄’은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