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상담소> 「4.3과 제주여성의 삶」 강연회 - 4.3과 제주여성의 삶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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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조회 524회 작성일 22-04-08 16:10본문
해마다 4월이 가까이 오면 제주는 아릿한 쓰라림을 겪습니다.
동백꽃 검붉은 색이 뚝뚝 질 때 봄꽃이 주는 풍경에 감탄하지만은 않게 되는 이유는 4.3의 역사 때문입니다.
4.3의 진실을 찾고, 추모하고, 관련법을 만들어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4.3을 겪은 여성들의 경험과 삶이 여성의 입장에서 이야기되어본 적은 별로 없습니다.
제주여성인권연대와 제주여성상담소는 제주여민회 ‘4.3과 여성위원회’의 김영순 팀장님을 모시고 <4.3과 제주여성의 삶> 이란 제목으로 강연회를 진행하였습니다. 4.3을 직접 겪고 이후에도 그 영향 속에서 살아온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볼 기회가 되었다는 점에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4.3 속에서 여성들은 가족의 죽음을 목격하고, 성폭력과 강제결혼을 경험하기도 했으며, 공동체에서 배제되기도 하고, 삶을 이어가기 위해 물질과 농사 등 힘든 노동을 견뎌야 했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남아 주변을 돌보고 마을공동체를 재건하는 데 여성들이 큰 역할을 했지만 그 여성들의 삶은 제대로 평가를 받아온 적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4.3의 경험이 할머니-어머니-딸을 이어 당시에도 그 후에도 끊임없이 직간접적으로 그들의 삶에 영향을 미쳐왔다는 것에서 4.3의 비극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강연회는 4.3 피해여성들의 직접적인 구술을 통해 얻게 된 이야기들을 여성의 관점에서 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참혹한 현실을 견뎌내고 자신과 주변을 돌보며 삶의 주체자로서 살아오신 제주여성분들께 경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