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없이 민주주의는 가능하지 않습니다.-3·8 세계여성의 날 115주년 제주지역 여성대회 발언문 > 활동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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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없이 민주주의는 가능하지 않습니다.-3·8 세계여성의 날 115주년 제주지역 여성대회 발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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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조회 294회 작성일 23-03-0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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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없이 민주주의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제주도민 여러분, 안녕들하십니까?

간밤에 별 탈 없이 하루 안녕히 지내셨느냐 서로의 안부를 묻는 오늘을 살고 있음을새삼 느끼며, 기억 저편에 접어 두었던 그 말 안녕들하십니까?”라고 안부를 여쭈어봅니다.


오는 38일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세계 여성의 날 기원의 배경에는 115년 전, 1908년 미국 뉴욕 섬유공장 여성 노동자들이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에 맞서 작업환경 개선과 임금인상, 참정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여성들은 생계를 위해 일할 권리()와 인간답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권리(장미)를 요구하였습니다. 또한 이보다 10년 앞선 1898년 서울 북촌에서 여성들은 성평등한 교육권과 직업 선택권, 정치참여권을 요구하며 최초의 한국여성인권선언문인 여권통문을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10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불평등이 없는 성평등한 세상에 살고 있을까요?

20227월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정치·경제·교육·건강 분야의 성 격차 현황을 담은 세계 성 격차 보고서를 발표하였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성 격차 지수’(GGI) 순위는 조사대상 국가 146개국 가운데 99위를 기록하였습니다. 반면 또 하나의 지표, 유엔개발계획의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여러 지표 중 월등히 낮은 청소년 출산율덕분에 성불평등지수(GII)가 세계 11위 성평등 국가가 되었습니다. 두 보고서 간 차이의 배경에는 한국의 경제발전에 따라 남녀의 절대적 성평등은 어느 정도 해결되었으나 남녀 간 상대적 성평등은 심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것입니다. 즉 경제발전에 따른 정치·경제·교육·문화·노동·사회적 이익이 성별에 차이 없이 성평등하게 배분되지 않음으로 하여 발생한 결과라고 할 것입니다.


남녀가 완전히 평등한 상태를 100%라고 가정할 때, 전세계 성평등 달성률은 68.1%라고 합니다. 세계경제포럼은 현 추세라면, 전세계가 완전한 성평등을 실현하는데 132년이 추가로 걸릴 것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한국 등을 포함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완전한 성평등을 실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앞으로도 168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객관적 상황이 이런데, 윤석열대통령은 한국은 더 이상 구조적 성차별은 존재하지 않고, 차별은 개인적 문제라고 발언하였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여성가족부의 시대적 소명은 다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여성가족부 장관이 여성가족부를 없애겠다고 그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 비정상이 정상인 시대, 퇴행의 시대에 우리는 지금 마주하고 있습니다. 


퇴행의 시대에는 성평등에 대한 정의마저 혐오의 언어로 둔갑시키고 있습니다. 성평등은 모두를 이롭게 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 성의 이익만을 대변하기 위해 사용되는 용어가 아닙니다. 그런데, 성평등이 오직 여성만을 위한 것처럼 남성의 이득과 적대적 관계에 놓여있다고 잘못된 인식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1997IMF 외환위기 때도 코로나 팬데믹 때도 경제위기 때마다 가장 타격을 입은 존재는 여성들입니다. 가부장제에 기반한 성별 고정관념이 당연시되는 시대는 여성의 희생은 뒤따라왔습니다. 자녀와 부모 등 부양가족의 돌봄은 오롯이 여성의 몫이 되었습니다. 불안정한 고용에 놓여있는 여성들이 가장 먼저 해고 대상이 되었습니다. 경제적 불안이 사회적 불만으로 옮겨가고, 이는 가장 약자인 여성에 대한 혐오와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민주주의가 그리고 성평등이 퇴행하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습니다.


마스크를 벗은 2023년 오늘 우리는 외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생존과 직결된 안정적 노동권 확보와 남성 임금의 68%가 아닌 동등한 대우를 받는 세상을 원합니다.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허용되는 안전한 밤길을 원하며,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잘사는 세상을 원합니다. 사회적으로 특정 성에게 독박육아를 강요하지 않는 사회, 서로돌봄이 상식인 세상을 원합니다. 사회 전반에 걸쳐 정책 수립과정에 여성 그리고 사회적 약자의 경험과 목소리가 존중되는 사회를 원합니다.


성평등 없이 민주주의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가진 가장 큰 힘은 115년 그때처럼 불의에 맞서는 연대의 힘입니다.

우리는 퇴행의 시대에 맞서 제주여성의 강인한 생존의 힘으로 연대하고 성평등을 향해 다시 한 걸음 한 걸음 전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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