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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입력 2015.06.03 01:33 / 수정 2015.06.03 01:37

이것은 몹시 예민한 이야기입니다. 분명히 존재하지만 대놓고 말하기 힘든, 그런 낯 뜨거운 이야기. 바로 2030 세대의 성매매 실태입니다. 성매매는 현행법상 불법이지만 암암리에 횡행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청춘리포트는 성매매에 대한 청춘 세대의 인식을 알아봤습니다. 조사 결과 남성의 절반 이상이 성매매를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물론 여성들 대다수는 그런 남성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성매매 문제로 다퉜다는 연인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청춘들은 왜 성을 사고파는 걸까. 2030 세대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VIP 고객님 안녕하십니까. 저희 강남 OO 안마방에 새로 온 관리사 A양을 소개합니다. 인기 아이돌 가수 OO를 닮은 얼굴과 몸매. 홈페이지에서 사진과 동영상 확인 후 예약전화 주세요’.

 

직장인 이민경(28·여·가명)씨는 지난 4월 하늘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화장실에 간 남자친구의 스마트폰에 홀연히 뜬 저 문자 한 통을 보고서다. 세 살 많은 그를 친구의 소개로 만나 사귄 기간은 3개월. 서로에 대해 잘 안다고 하기엔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그럴 사람이 아닌데. 혹시 잘못 온 문자가 아닐까’. 하지만 구글로 남자친구의 포털 아이디를 검색한 이씨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남자친구가 같은 아이디로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 홈페이지에 올린 ‘안마 시간 예약’ ‘등업 요청’ 등 글들이 떠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터놓고 물어보긴 두려웠다. 말없이 귀가한 이씨는 그날 저녁 평소 막역하게 지내던 일명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다섯 살 어린 동생부터 열 살 많은 오빠에게까지 돌아온 대답은 비슷했다. “사실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남자가 성매매 경험이 있을걸?”

 ‘청춘의 성매매’는 현실이다. 본지가 20~30대 남성 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남성(41명)이 “성매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절반가량은 20대 초반(25세 이전)에 처음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었다.

 계기는 ‘단체생활’이다.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남성들 중 60% 이상이 첫 계기로 ‘술을 마시다 친구 또는 선후배와 방문했다’ 혹은 ‘직장생활에 필요해 동료들과 방문했다’를 꼽았다. ‘호기심에 혼자 찾아갔다’고 답한 인원은 10%에 그쳤다. 직장인 임모(30)씨는 “대학이나 직장이라는 조직생활을 하다 보면 남성들끼리 ‘성매매는 일종의 사회 경험’이라고 여기는 측면이 있다. 친한 사람들이 권유하다 보면 혼자서만 ‘절대 안 간다’고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주로 찾는 곳은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다.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남성 41명 중 23명이 안마시술소가 포함된 오피스텔이나 휴게텔을 찾는다고 했다. 반면에 ‘집창촌’을 찾는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17%가량에 그쳤다. 소위 ‘룸살롱’ 같은 주점에서 2차로 성매매를 한다고 답한 비율은 8% 정도였다.

 ‘죄책감은 없다’. 성매매 경험이 있다고 한 남성들 중 약 53%가 이렇게 답했다. 이들 대부분은 “연애나 결혼과 성매매는 별개”라는 이유를 댔다.

 ‘남사친’들의 만류에도 이씨는 결국 남자친구와 헤어지기로 했다. “성매매 사실을 알고 나선 도저히 만나기 힘들다”며 이별을 통보했다고 한다. 본지가 조사한 20~30대 여성 70명 중 다수의 의견과도 같다. 남자친구 혹은 남편의 성매매 사실을 알게 된다면 ‘관계를 끝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60%에 달했다.

 남자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딱 한 번 봐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용인할 수 없다’는 여성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성매매는 일종의 바람인데, 언제든 나 몰래 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대학생 장모(22·여)씨는 “성매매를 하려면 어쨌든 그 시간에 다른 걸 했다고 둘러대야 하는데, 신뢰에 금이 가는 문제”라고 말했다.

 청춘리포트가 알아본 성매매에 대한 청춘 남녀의 인식 차이는 뚜렷했다. 다수의 남성은 “한 번쯤은 괜찮다”는 입장인 반면, 대부분의 여성은 “남친이나 남편이 성매매를 했다면 헤어지겠다”는 의견이었다.

 배은경(사회학) 서울대 교수는 “성구매 남성 연구 결과 학력이나 소득과는 상관없이 유일한 변수는 주위에 함께 성매매하는 사람이 있느냐 여부”라며 “20~30대 젊은 남성들에게 성매매는 네트워킹의 일종처럼 왜곡된 형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혜경·임지수 기자 wiselie@joongang.co.kr


왜 성을 사는 걸까 - A씨(27·대기업 회사원)
솔직히 습관이야 … 범죄? 다들 하는데?


솔직히 말할게. 습관이야. 몸에 안 좋은 걸 알면서도 담배도 피우고 술도 마시잖아. 그만큼 성을 사는 걸 가볍게 생각해. 물론 문제의식이 없다거나 사고가 글러 먹었다고 비난받을 만한 말인 걸 알아. 그런데 사실 그런 교육을 받아 본 적도 없고 뭐가 문제인지도 잘 모르겠달까.

 시작은 어려웠어. 솔직히 좀 무섭기도 했던 거 같다. 중고교를 같이 다녔던 친한 친구들끼리 학생 때부터 얘기했었거든. “야, 수능만 끝나면 한번 가 보자.” 실제로 성매매 업소에 간 건 수능 끝난 지 8개월이나 지난 스무 살 여름이었지만. 당시 좋아하던 여자애가 있었어. 걔랑 사귀게 된다면 서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진 않더라고. 물론 사람마다 생각은 다를 거 같아.

 ‘미아리 텍사스’ 같은 집창촌은 주로 50대 이상 아저씨들이 가는 데야. 보통은 아는 형이나 선배한테 물어서 ‘오피(오피스텔 성매매)’로 가. ‘실장’이라 불리는 남자들과 카톡으로 먼저 예약을 하고, 일반 오피스텔로 들어가는 거니까 얼굴 팔릴 일이 없지.

 성매매는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문화에 가까워. 왜냐면 마약처럼 ‘범죄’라고 인식하고 하는 사람이 거의 없거든. 또 주위에서 다들 안 한다면 굳이 성매매를 하겠다고 고집하는 남자들은 극히 드물걸. 남들 다 하니까 하는 거지. 사회가 변한다면 나도 변하지 않을까.


왜 성을 파는 걸까 - B씨(31·오피스텔 성매매 업소 근무)
빚 때문에 시작해 3년 … 죄인 낙인찍지 마


나는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 업소(오피방)에서 3년째 일하고 있어. 나이는 올해 서른 하나. 왜 성매매 일을 하게 됐느냐고? 물론 돈 때문이야. 난 가방끈도 짧고 집안도 별볼일 없어. 남들처럼 하고 싶은 일이 있었지만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지.

 난 소규모 회사에서 가죽제품 영업을 하다가 이 일을 시작했어. 소위 질 좋은 가죽제품을 사려다 보니 어느새 빚이 몇 천만원 되더라. 그 돈을 메우려고 성매매를 시작했는데 두 달 만에 2000만원을 벌었어. 몸은 축이 났지만 그래도 돈을 버는 재미는 쏠쏠했지. 지금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돈도 적당히 벌고 내 일도 하고 있어. 낮에는 가죽 가방 파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하고 밤에는 오피방에 나오지. 처음엔 어색했어. 그래도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소위 ‘교관’이라 불리는 사람들과 실제 관계를 맺으면서 어떻게 하는지 배워. 방학 때면 대학생도 많이 와. 우리 업소에만 매일 대기 인원이 40명씩은 있는데, 방학 땐 주간이랑 야간 팀을 나눠 돌려도 손님을 다 못 받는 날이 많아.

 정말 싫은 건 남들이 너무 쉽게 나를 ‘죄인’으로 낙인찍는다는 거야. 당신이 나처럼 돈 한 푼이 절박했다면, 그래도 다른 선택을 했겠어?

※성매매 경험이 있는 남성 A씨와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 B씨의 고백은 두 사람을 실제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정강현 청춘리포트팀장 foneo@joongang.co.kr

Posted by 제주여성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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