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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저녁 경남 창원시 상남동 분수대공원 앞에 '근조' 리본이 달린 조화가 무더기로 놓여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초상이 났느냐"고 물을 정도였다.

 

이곳은 상남지구 유흥가 중심지. 횟집, 고깃집, 편의점, 노래방, 롬사롱, 단란주점에다 모텔까지 즐비한 간판들이 서로 손님을 끌기 위해 현란하게 빛을 내뿜고 있는 곳이다. 대낮처럼 밝은 거리다. 형광 불빛을 받은 조화가 유달리 눈에 띄었다.

 

  
28살의 노래방 도우미가 지난 1일 새벽 33살의 성구매자한테 창원 한 모텔에서 목이 졸인 채 살해되었다. 창원지역 여성단체들은 '장례위원회'를 꾸려 8일 장례를 치른 뒤, 이날 저녁 조화를 유흥업소 밀집지역인 창원 상남동 거리에 진열해 놓았다.
ⓒ 윤성효
노래방 도우미

누가 이곳에 조화를 무더기로 갖다 놓았을까. 그것은 바로 여성단체들이 한 것이었다. 지난 5일부터 창원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지키고, 8일 오전 사파공동성당 장례미사 때 진열되었던 조화를 장례가 끝난 후 버리지 않고, 이곳에 모아 놓은 것이다.

 

이 꽃의 주인공은 지난 1일 새벽 성구매자(33살. 구속)한테 목이 졸려 살해 당했던 노래방 도우미(28살)다. 여성단체들이 장례를 치렀지만 분이 풀리지 않아 '항의' 내지 '분노'의 뜻으로 이곳에 조화를 갖다 놓았던 것.

 

경남상시협회원단체,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아동여성인권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마항쟁기념사업회 등 단체·개인은 '성매매피해여성 피살사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활동을 벌이고 있다.

 

  
노래방 도우미가 성구매자한테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창원지역 여성단체들은 대책위원회를 꾸려 활동하고 있다. 대책위는 창원 상남동 일대에 '근조 펼침막'을 내걸어 놓았다.
ⓒ 윤성효
노래방 도우미

"빈소, 상남동 한복판에 차리고 싶었다"

 

대책위는 지난 7일 저녁 상남동 일대에 "근조, 창원 상남동 노래방 도우미 피살 여성"라고 쓴 펼침막을 곳곳에 내걸었다. 그런데 여성단체 회원들이 장례를 치르고 8일 오후 상남동에 왔을 때, 펼침막은 보이지 않았다. 하루 만에 철거된 것이다. 

 

대책위 공동대표인 최갑순 창원여성인권상담소 소장은 "처음에는 상남동 한복판에 빈소를 차리고 싶었다. 오래전부터 유흥업소와 성매매업소가 밀집해 있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여러 차례 촉구했지만, 경찰과 창원시가 손을 놓고 있다가 이번에 급기야 피살사건까지 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최 소장은 "어제 저녁에 근조 펼침막이 곳곳에 내걸려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밤늦게 와보니 평소보다 굉장히 조용했고 지나 다니는 사람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면서 "아마도 펼침막이 내걸리자 분위기를 탔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을 하루 만에 철거해 버렸으니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여성단체는 장례 미사를 치른 뒤 진해 고인의 시신은 화장해서 처리했다. 가슴에 달았던 '근조' 리본도 뗐지만 조화만은 버리지 않고, 상남동으로 가져온 것이다.

 

대책위 공동대표인 조정혜 로뎀의집 관장은 "오늘까지는 장례를 치르기에 바빴다. 자칫했으면 '무연고자'로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못할 뻔했는데,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기도 속에 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조 관장은 "대책위가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창원중부경찰서, 창원지방검찰청을 찾아가서 이번 피살사건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하고, '보도방'과 성매매에 대한 수사를 정확하게 하도록 촉구할 것"이라며 "또 창원시도 상남동 일대 유흥가에 대한 대책을 세우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1월 1일 새벽 창원의 한 모텔에서 33살의 성구매자한테 목이 졸려 살해되었던 노래방 도우미(28)에 대한 장례미사가 8일 오전 창원 사파공동성당에서 열렸다.
ⓒ 윤성효
노래방 도우미

피살 노래방 도우미 "돈 다 갚고 나면 이 일 그만둔다"

 

노래방 도우미는 지난 1일 새벽 상남동과 붙어 있는 중앙동의 한 모텔에서 살해됐다. 혼자 살았던 고인은 정확한 시기를 알 수는 없지만 돈이 필요해 보도방 업주로부터 선금을 받은 뒤 노래방 도우미로 나섰다. 주변 사람들에 의하면, 고인은 평소 "내년 1~2월이면 돈을 다 갚을 수 있고, 그러면 이 일을 그만둔다. 힘들다"고 말했다.

 

피살사건이 일어나던 날 성구매자는 다른 남성과 함께 도우미 2명을 불러 노래방에서 놀았다. 그 뒤 다른 남성과 다른 도우미는 노래방이 있는 건물에서 나갔고, 성구매자와 고인은 같은 건물의 모텔로 들어갔던 것.

 

주변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고인은 그날 생리를 하고 있었고, 살해된 모텔 침대 시트에는 피가 많이 묻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살사건은 뒤늦게 알려졌다. 언론에도 3~4일 사이 단신으로 보도됐다.

 

고인은 4살 때 고아로 발견되어 입양되었다가 성인이 될 무렵 독립했다. 고인은 입양했던 가족들과 간혹 연락하며 지내기도 했다. 고인은 가출청소녀(여성)보호시설인 로뎀의집으로부터 상담을 받으며 지내오기도 했다.

 

로뎀의집에서 알게 된 동생과 언니가 창원 상남동에서 미용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피살사건이 일어나기 이틀 전인 지난 10월 30일(일)에 만나 같이 시간을 보내며 놀았다. 3명은 이날 밤 늦게 헤어졌고, 고인은 31일 새벽 동생과 스마트폰 카카오톡을 주고 받으면서 "보도방 승합차를 탔다"는 내용의 문자를 주고받기도 했다.

 

  
28살의 노래방 도우미가 지난 1일 새벽 창원의 한 모텔에서 33살의 성구매자한테 목이 졸린 채 살해되었다. 처음에는 유가족이나 아는 사람들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무연고자'로 처리될 뻔했다. 그러다가 고인을 알고 지내던 친구와 동생이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 3일 뒤 서로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주고 받으며 고인을 찾아 나서게 된 내용이 담겨 있다.
ⓒ 윤성효
노래방 도우미

피살 사건이 발생한 11월 1일 이후, 함께 문자를 주고 받았던 언니와 동생은 의문을 갖고 경찰서와 병원 영안실을 찾아가면서 '노래방 도우미 피살사건'의 주인공을 알아냈다. 이들이 로뎀의집에 연락을 했고, 조정혜 관장은 4일 새벽 창원중부경찰서로 달려갔다. 하마터면 고인은 '무연고자'로 처리될 뻔했다. 이후 여성단체들이 나서면서 장례위원회와 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

 

창원 상남동 일대는 동양 최대라고 할 정도로 유흥업소가 밀집해 있다. 거의 대부분 한 건물 안에 먹고 마시고 노래 부르고 잠자는 공간이 다 있는 셈이다. 대책위는 고인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상남동 유흥가 문화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 2011 OhmyNews
Posted by 제주여성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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